“주변의 존재가 사라지는 과정이 실제로 연속적이라면, 세계 속의 존재로 사는 내가(혹은 우리가) 그러한 현상을 인식하는 것은 왜 이렇게 어려운 것일까. 그렇다면 허구적으로 주변 풍경이 사라지는 것을 상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 생각이 든다. 한때 눈앞에 있던 식물이 내가 못 본 사이 서서히 재처럼 변해 사라지고, 잎이 바스러져 허공으로 흩뿌려지는 상상을 한다. 마치 영화 속에서 누군가가 사라지는 효과를 떠올리며.”
Back to Top